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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단양 280랠리 접수예정!
접수기간 : 2020. 5. 11 ~ 5. 31
대회기간 : 2020. 6. 27 ~ 6. 28
대회장소 : 단양(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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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접속자 : 59 (회원 0)
 
작성일 : 15-07-14 02:47
문경280랠리 후기...끝까지 가보는 것
 글쓴이 : 블루엠티
조회 : 2,751  
언제부터였을까...
60이 되기 전 280랠리에 꼭 한 번은 도전하리라 마음 먹었던 것이.

59세 되는 올해,
실력이 안된다고 마냥 나이만 집어 먹을 수도 없고...
겁없는 부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280랠리에 한 발 내딛기로 용기를 낸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겁없는 마누라의 턱없는 열정, 혹은 고집에
선선히 남편이 따라주었단 말이 좀더 맞는 말이 되겠다.

선선히...는 아니고 34년을 살아오면서,
아내의 의견에 찬성표와 반대표를 언제 던져야할 지를 
지대로 알아낼 줄 아는 세월이 되었다고나 할까...^^

어쨋거나,
동갑내기 우리 부부는 문경 280랠리 2달을 앞두고
도전하겠단 의사표현을 하고,
연휴가 있을 때 마다 답사를 하러 문경을 찾는다.
5월 1,2,3일 5월 23,24,25일 6일을 답사하고

6월중 일요일 하루는 짜집기 되었던 구간 구간을
처음부터 이어붙이는 시간으로 할애했다.

다른 선수분들은 벌써 오래 전 부터 맹훈을 한 터라,
공연히 민폐만 끼칠 수 있겠단 판단 아래,
우리 부부 둘이서만 고즈넉히(?) 답사를 한다.

사실 문경의 모든 산하를 구석 구석 누비며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옆지기와 이야기 나눴던 그 답사기간이 잔차 생활 6년 동안 가장 보람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6일을 답사했음에도 하루는 비가 종일 내렸고,
워낙 쉬엄 쉬엄 다녔던 탓에  2군데를 답사 할수 없었는데,
바로 그 2군데가 결국 내 발목을 잡아채는 순간이 되기도했지만,
완주를 하고, 못하고를 떠나 준비하고 함께 하는 순간이
워낙 즐거웠음으로 완주는 어쩜 어떤  결과물일 뿐이고,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답사하는 그 무렵에는.

드뎌 26일.
문경의 C모텔.

280랠리에 도전하는 겁없는 부부가,
필히 쉬어야한다는 경험자들의 말을 겸허히 받아들여 미리 힘들게 예약.
(전국 육상대회가 상주에서 5일간 열리는 까닭에 )
가볍게 저녁을 먹고 샤워 후 테이핑을 한 후 잠을 청한다.
이것이 26일의 작전이었다.

잠을 자야하는데, 이 어설픈 부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낯선 문경 시내를 잠시 배회하는 신을 연출한다.
그리곤 몰라도 되는 문경의 약국들을 접수한다.
왜일까?
테입이 모자라 다리 한 쪽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에혀.
역시 초보는 초보.

낮으로 용인을 벗어나 문경에서 최대한 오랜시간 잠을 자겠노라
기획했던 야심찬 작전은 그렇게 실전의 문턱에서 부터 어그러졌다.
침대에서 본 휴대폰은 밤 9시를 가리키더라.

280랠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선수...그리고 지원
물론 무지원 선수들도 계시지만,
실력이 미천하고 의욕만 남다른 나같은 경우,
무지원은 어불성설이다..ㅠ.ㅠ

당연히 지원조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것도 가능하면 최대로 ^^ )
선수와 지원조의 톱니바퀴가 얼마나 잘 물려 돌아가느냐 하는 것이,
완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미리 읽어 본 대회 후기에서도 알 수 있었고,
이번 경험을 통해 더 잘 알게 되었다.

8명의 선수들을 3조로 나누고, 
지원조 역시 a,b,c 3조로 나누어 밀착,
전담조로 기획하여 선수조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솔개 회장님.
그러나 그 계획은 지원조와의 협의시에,
6번 280랠리에 참여하고 3번 완주한 지원대장 마담님과의 의견과 많이 달라
고생하는 지원조를 위해 선수조가 의견을 접는것으로 마무리 된다.

밥차와 간식차로 지원차를 2원화 하기로 지원이 바뀐 탓에.
( 나중엔 a.b.c 차 3대가 모두 작년과 동일한 방법으로 환원되어 있었다 )
베리의 준비물과 내 준비물을 고루 2개의 가방에 나누어 놓고,
밥차와 간식차에 절묘하게 동승시켜,
갈아입을 옷. 배터리, 간식...기타등등 준비물을 알뜰히 챙기기로 한다.

지원포인트와 시간을 헤아려,
베리 가방엔 저녁시간에 필요한 따뜻한 옷, 배터리...
내 가방엔 낮에 입을 얇은 옷과 약, 휴대폰...어찌구 저쩌구..
그러나, 20%나 맞추었을까...

내가 그들을 필요로 할 때 그것들은 나한테서 멀리 있었다.
물론 지원조도 처음의 약속과 많이 차이가 있었다.

엎치락 뒤치락  몇시에 잠이 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새벽 1시 눈이 저절로 떠진다.
잠시 침대를 어루만지다 힘차게 일어나 고양이 세수.( 어젯밤 샤워했으므로 )
베리도 1시 30분 일어나 준비.

마담님한테서 2시까지 운동장으로 나오라는 문자가 왔노라고 베리 마구 서두른다.
어젯밤 솔개 회장님은 2시에 일어나자구 문자왔었는데...
잠시 헤깔리지만 이럴때는 삼계탕 국자 쥔 사람이 갑이다.^^

( 지원조와 선수 합해 모두 삼계탕 20인분을 익혀서 밤으로 지원차에 갖다 주신 갑장 제말님...
닭띠가 3명이나 280랠리에 출전혀서 이런 어마무시한 결정을 하신...거쥬? ^^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


시민운동장 새벽 2시
삼계탕에 육개장을 섞은 정체불명의 닭죽을 맛보다.
제말님은 분명 삼계탕을 보내셨으리라 추정하지만,
풀어진 닭살과 얼큰 미묘한 국물이  버무려진 삼계탕에 잠시 당황.
그러나 맛은... 나쁘지만은 않다.

신새벽임을 감안,
그리고 소화불량으로 약을 2주째 달고 있는 내 입장에선
진한 닭죽이 훨씬 입에 맞았겠지만....
따뜻한 국물만으로도 그저 감사하다.

그런데...선수의 기운을 내줄 쌀알은 ....쌀알은 보이지 않는다.
너무 늦게 갔나? 아닌데...
대식가 솔개님 보다 훨 먼저갔는데...
조금 아쉬워하며 따뜻한 국물만 촙촙.. 한 공기  마신다...

보름전 토요일 잠실 롸딩때 ...
사실 하트코스 100킬로를 달리려고 했는데,
어딘가에 내 고글을 두고 오는 바람에 다시 되돌아가느라 코스가 바뀌었다.
고글은 ? 못 찾았다.

옆지기 왈...자기 거 아니니까 나뭇 가지 같은 곳에 걸어놨을거야...
땅끝 갈 때 장만한 R 브랜드의 변색 렌즈...
제법 고가인 그것이 과연 등산객들이 많이 지나는 그곳에서 나무가지위에서 펄럭일 수 있을까?
흠...59세의 내 남편...그 현실감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니...그 순수함에.. ㅜ.ㅜ

하트 코스 후 지인과 저녁을 함께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 
코스가 바뀌는 바람에 점심을 먹지 못하고,
만나교회 카페에서 무식하게 커다란 빙수만 한 양동이 들이킨다.

그리고 그 탓인지...지인과 함께 한 저녁이 꽉 체해버렸다.
해물찜이 맵기도 했고...
늦게 먹은 빙수탓에 밥 생각이 없어 저녁두 생략하고 먹은 매운 해물찜.
다행히 연포탕으로 조금 속을 가라앉혀서 망정이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후유...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저녁에 내가 뭘 먹었는지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을 새벽 서너시 까지 가졌고...
간신히 상비약 ( 소화제, 진경제 )으로 속을 가라앉히고 잠시 눈을 붙였는데,
평상시 체했을 경우 아랫배가 쥐어뜯었던 현상이 신기하게도 없어진 대신,
빙빙 세상이 돌아서 누워서 눈을 감지 못하고 꼬박 앉아 있어야 했다.

고교 1학년 때 했던 복막염 수술 탓에,
과식을 하거나, 체하거나 하면 종종 아랫배가 쥐어뜯어서 고생을 하기 때문에,
상비약으로 소화제와 진경제를 항상 대기하고 있다.

티벳 버섯 요쿠르트를 복용한지 1년이 된 이즈음 그 덕일까...궁금했지만,
어쨋거나 평상시 같으면 병원으로 직행했겠지만,
메르스가 창궐하기도 했고,
기특하게도 배는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있는 소화제와 진경제로 버티다
수요일이 되서야 자주 찾던 내과를 갔다.
자꾸 빙빙 어지럽고 도대체 체기가 내려가는 것 같지 않아서.

메르스 탓인지 환자가 현저히 적어진 탓에,
수요일 마다 담당 의사가 휴진해서 없는 바람에, 이비인후과를 연이어 방문한다.
혹 귀가 이상해서 어지러운 것은 아닐까 해서.

귀는 이상이 없었고,
그 다음날 간 내과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약을 지어주신다.
워낙 배 앓이가 잦은 아줌마라서 얼굴두 익힌 사이라...

그런데 도대체 약이 듣지를 않는다.
다시 내과를 찾아 약을 바꾸었다.
좀더 강하게.
그래도 마찬가지다.

랠리 전 일주일은 쉬어야 한다는데,
연습 보다도 어여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너무 힘이 든다.
어느 날은 잠실 까지 억지로 가고,
돌아올 때는 자꾸 어지러워서 고글을 쓰지 못하고 달리기도 한다.

트름은 왜 그렇게 나오는지, 아주 민망할 정도.
문경 280랠리는 부득 부득 다가오는데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랠리 일주일 전 롸딩에서 내가 심하게 끅끅 거리는 걸 들은 향기가 ,
큰일이라면서, 약 한 봉지를 건네며 병원을 바꿔보라고 추천한다.

향기가 말한 그 병원을 찾아가며 그 근처에 있는 정형외과두 들른다.
왼쪽 콩팥 부위가 아픈지 한달이 넘었지만 ,
모든 일정은 문경 280랠리 이후로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들르지 못했던 정형외과를 비로소 찾는다.

늘 명쾌한 그 정형의는 말한다.
4번5번 안좋잖아요, 그래서 그래요.
주사 맞고 물리치료 받고 무신 초음파인지 전기 치료인지도 받으란다.

지금 급한건 체한거라서, 요즘 속이 너무 안좋다구 정형의에게도 하소연한다.
그 정형의는 철인 3종경기랑 마라톤을 하는 분이라서 좀 통하는데가 있다.
어떻게 안 좋은데? 하신다.
빙빙 어지럽구요 트림이 무지하게 나와요..
일필휘지...약 하나를 처방한다.

약사에게 묻는다.
커다란 은박지에 쌓인 이 약이 뭐냐구..
역류성 식도염에 먹는 약.

향기가 추천한 병원에 가자마자 하소연한다.
젊고 센스있어 보이는 의사가 우선 안정감 있어 보인다.
< 제가 굉장히 중요한 랠리를 앞두고 있거든요...>

차분히 이제까지의 이야기와 여기저기서 처방받은 약봉지도 모두 본
그 젊고 센스있어 보이던 의사가 말한다.

이 역류성 식도염 약은 좋은 약이긴 한데 나중에 드시구요...
처음 처방해 주신 이 의사분 잘 하시는 분인데...
약두 잘 쓰셨어요...( 워낙 죽전에서는  유명한 의사라 잘 아는 사이인것 같다 )
약이 너무 독해도 어지러울 수 있으니...
약을 바꿔 볼께요...

어지럼증 약은 랠리에도 지장을 줄테니 따로 포장해서
어지러울 때만 드시구요...
랠리두 있다 하시니 일주일치 약을 처방할 테니 드셔보세요.

베리는 꼭 큰일 앞두고 뭔가 고장이 나는 나를 보고,
은근히 예민한 것이라구 투덜거린다.
자기보다 내가 더 예민한거라면서.
기가막힌 저울이 있어 정확하게 무게를 달아 보구 싶다..
누가 더 예민한지..


출발.
메르스가 어디에서 숨어있을지 모르는 탓에,
열감지기가 있는 곳을 거쳐 운집하여 운영진의 이야기를 경청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전혀 들리지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제각각의 모습으로, 몇달 동안
혹은 몇년 동안 이 랠리를 준비하였을 700여명의 선수들이 그 순간,
그 무슨 이야기를 한들 귀에 들어올것인가...
그 넓은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 하는 그 소리가.

해서 코스가 바뀌었다는 방송을 못듣고 출발,
솔개님과 몇몇은 잠시 우왕좌왕 아주 특이한 경험을 했다던가.
문경 휴게소 뒤 과수원을 거쳐 운남사를 끼고 도는 급경사 코스를 깨끗하게 날려먹는다.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곳이어서 뺀것이던가...
활공장을 빼고 다시 부활한 부운령 코스가 더 길기 때문에 거리를 맞추려 뺀 것이던가.
아무 생각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밀리다시피 앞으로 나아갔던,
280랠리 왕초보인 나와 옆지기는 이유가 어찌 되었든지,
소중한 시간을 벌었으므로 불만이 없다.^^

첫 간이 지원 포인트 안룡저수지 도착.
배터리 반납을 위해 급조한.

라이트 안 가지구 가도 된다는 이야기 듣고 안가지구 갔음 멍잡을 뻔 했다.
280랠리는 장소와 날씨에 따라 무궁무진한 변화를 가진다.
더구나 이번엔 앞부분을  잘라먹고,
임도와 싱글길을 가야했기 때문에 라이트 필수.

장동걸님 빙글 빙글 웃으며 선수들 맞이하여 편안하게 한다.
탱크님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를 견지,
280랠리 1등 고수의 경험을 살려 물통의 물도 조제하여 잔차에 달아주고.
10박스나 지원한 맛난 파워젤 덕분에 내가 살아남아 이 후기를 쓰고 있다.
리버릿지님 지나갔고..우리 블루내외 2,3등이란다.( 물론 수자마 등수 )
이게 왠 떡? 맡아 놓은 꼴등인데...
코스 변경 또 안하려나...

작약산 임도를 거쳐 구비 구비 수예리를 오른다.
제법 경사도가 있어서 반은 끌어야한다.
궂이 궂이 타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 답사 안한 사람이라고 내 마음대로 단정한다.
실력이 월등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정신 건강상.

에잉...바보 같으니라구...280km 장거리 랠리를...^^

율수2리 마을회관.
첫 공식지원포인트.
이곳까지는 베리두 신났다.

그러나 그것이 베리의 오버페이스 인지는 본인도 모르고,
나도 몰랐다.

난 농로와 도로를 달리며 수십명을 제꼈다.
사실 작전 같지도 않은 작전이지만...다운힐이 약한 난
뺏긴 시간을 도로에서 조금이라도 찾아야 했으므로...
먼저 가겠습니다를 수 없이 외치며...

에잉... 바보 같으니라구...280 km 장거리 랠리를...

내가 6년 전 용인으로 이사오고 나서 자전거를 사고
학교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몸에 익히느라 며칠을 보내고,
드디어  탄천 자전거 도로로 진출한다.

내 자전거 실력은 여고시절 학교 운동장에서 오빠가 가르쳐 준것으로,
겨우 넘어지지않고 탈 수 있는 정도의 능력으로,
옆으로 사람이 오면 바로 내려야 하는 실력이었다,

자전거라는 것이 부상없이 탈 수 있는 운동일까?
팔꿈치가 까지고 무르팍이 깨지고,
심하게는 깁스를 해야하는 큰 부상도 심심치 않고..

난 초등학교 4학년때 배운 스케이트도 엉덩이 멍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겁이 많고 조심스럽다는 이야기이고,
그것은 남들 한 달이면 배울 기술을 서너달은 지나야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자전거가 그랬다.

왕초보 때 야간 라이딩에서 제법 크게 넘어져 온 몸에 멍이 든 후 9개월을 쉬었고,
남들은 바로 바로 갈아 신는 클릿 신발도 잔차 경력 근 2년이 되어서야 신을 수 있었다.
클릿도 이것 저것 여러번 바꾸고,
아주 요란하게 적응하는데  6개월은 족히 걸린것 같고...

내 옆지기는 내 몸 구석 구석 심하게 든 멍을 보면서
책임감(?)으로 동호회에 든 케이스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동호회는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대학 때 조차도.

내가 다칠 때 그 옆에서도 전혀 도와줄 수 없는 것이 자전거지만,
함께 다니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는달까.

남편 역시 나랑 별반 다를 바 없어서,
땅끝도 평페달로,
280랠리도 평페달로 달리고 있는 중이다.

토요일 하루 라이딩하며,
시간이 되면 수요일 야간 라이딩 한 번 더하면서,
겨우 겨우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 부부의 현주소.

제말님표 삼계탕에 기발한 아이디어 육개장 버무린 삼계탕이 다시 등장했다.
아침식사로.
한번 더 뒤적거려본다.
거북한 속은 닭고기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고,
난 푹 고아진 쌀알이 먹구 싶다.
흠...난 아침두 국물만 마신다.

지금 생각하니 그 국물에 밥을 좀 말아먹을것을...
늘 해결책은 지난 후에 떠오른다.
왜냐...그래야 인생이 좀더 다채롭기 때문에.

왜 많이 넣었다는 찹쌀이 내 밥공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는지..
곰곰 생각해 본다.
혹 식구 적어 일이 단촐했던 아낙이,
수십명 동네 잔치에 불려가 일을 하면서,
많은 양이 담긴 커다란 통에서 닭죽을 푸면서 휘휘 저어
아래에 가라앉은 밥알과 함께 퍼내야 할 닭죽을 ,
그저 윗물만 퍼 낸것은 아니었을까?

살아남아야하는 내가 찾아 먹어야하는 일이었는데,
능동적이지 못했다...이런 결론이다.
결국은 이것 역시 내 탓.

율수2리 마을회관
지난 답사때는 마을회관을 지나면서부터 도로공사로 먼지가 자욱하고
진흙길이 바퀴자국으로 울퉁불퉁해서 여간 힘든게 아니었었다.
그래서 공사하시던 분께 물었었다.

이 도로공사 한 달안에 끝날까요?
아저씨가 자신만만 말씀하셨다.
에유..그럼요.. 한 달안엔 끝나지요.

그러나 한달두 제법 넘은것 같은데 공사는 아직두다.
그래두 흙을 뺀뺀하게 밀어놔서 얼마나 고맙던지.
이 흙길과 도로 업힐을 내가 먼저 올라가서 < 교통사고 잦은 곳 >이라 표지가 있는 곳을 기점으로
우회전에서 임도로 들어가야 한다.
다운이 늦은 나를 베리가 임도 언저리에서 따라 잡아야하는데....
( 답사때 처럼 )

작전과 실전은 거리가 있었다.

포시즌님이 임도 어디에선가 한마디하고 나를 지나친다.
베리님 어디다 두고 혼자만 가세요.

잠시 후 땅끝님두 그 특유의 미소를 씨익 지으시며 나를 지나친다.
내가 언제 저 분들을 추월했었나?
정말 아무 정신없이 페달링만 했었나보다.

베리는 오지 않는다.
속도를 조금  늦춰본다.
언제부터인가 업힐을 가장 낮은 기어비로 천천히 오르는 재미를 붙였다.
그야말로 쉬면서 가는 업힐이다.

맨날 천천히 가질 못해 부지런히 업힐하다 힘이 달려 내리곤 할 때마다
씩씩이님이 말했었다.
천천히 업힐하는걸 연습하세요. 그러면 중간에 내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어요.

끌바로는 4.5킬로 이상을 내기가 어렵지만,
천천히 오르는 업힐은 6킬로, 늦어도 5킬로까지는 낼 수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5년이 걸린 것 같다.
이정도 까지라도.

한참을 끌고가는 남정네들 내려다 보며 가다가 내렸다.
280킬로 장거리 랠리니까...^^

그러자 어느 여성분 뒤에서 호기롭게 말을 건넨다.
아유...안 내리고 계속 가셔서 저두 힘들게 올라가는데..
왜 내리세요?

뒤돌아보니 답사 후기 어디에선가 보았던 사진 속 얼굴이다.
반가움에 얼른 묻는다.

어디서 오셨어요?
청주에서요.
아...블루이글스...로즈님이시구나.. 반가와요.
그 분은 내가 내린 후로도 계속 내리지 않고 전진했다.

280랠리는 사실 여성 도전자들이 많지 않아 대회후기나
답사 후기등, 여기저기 서핑을 하다보면 대개 알게 되지 싶다.

대부분 여성분들은 팀으로 몇명씩 함께 다니는것 같았다.
아님 부부거나..
조금 쓸쓸해진다.

하송1리 마을회관..b 조..간식차
이곳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간식차여서 마담님과 수지님이 간식을 챙겨 주셨을 터.
아...맞다. 용유2리 마을회관까지 17킬로밖에 안 남았으니
그곳에서 밥을 챙겨 먹으라 하셨던것 같다.

베리를 기둘릴까 말까 하다가 17킬로 가면 점심 밥차가 기둘린다니
그냥 가기로 한다.
청계사 임도를 지나 구비 구비 지루한 도로 업힐을 한다.
답사 때도 보면 이곳이 사이클 연습장소인것 같다.
정상 언저리에서 사이클 선수들이 주저앉아 쉬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해준다.
어쨋거나 기분좋다.

이제 서재 급경사 길을 4구비 넘어 내려가야한다.
시원하다.
다운힐이 무섭지 않고 시원하다니!!
많이 늘었네~~^^

용유2리 마을회관.
화북중학교에서 부터 지원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보이던 온양엠티비...역쉬나.
끄트머리까지 무수한 지원차량들을 지나쳐 마을회관까지 왔건만,
우리 수자마는 보이지 않는다.
잔차에서 내려 마을회관 안까지 두리번거린다.
아...무슨일일까.. 안 보이네..

정자에 아주 끝내주게 자리잡은 사람들중에 한 여성분이 얼른 내 입에
잘 익은 수박 한 덩이를 포크로 넣어준다.
너무 달고 시원하다.
염치불구 전화를 빌려 베리에게 해 본다.
기억나는 전화번호는 오로지 베리거 밖에 없기 때문에.
용유2리 마을회관이 지원포인트 맞는가고.
맞는다는데...왜 없는걸까.

바나나는 못먹겠다고 정중히 사양하고,
속으로 수박이나 한덩이 더 주시지...입맛 다시며 나왔다.
도대체 어디있는걸까.
조바심이 난다.

다시 위로 달리다 딸기 루비나를 만난다.
우와...반갑다.

이럴때 돌아가신 친정엄니 만난 듯 하다구 하는 걸까..
땡볕이어서 위로 자리를 옯겼단다.
자리를 옮기려면 있던 자리에 한 사람은 놔둬야 할거 아닌가싶다.
약속 장소에 지원차가 없으면 더 달려야한단다....흠....

아까 미진했던 수박 생각에 < 수박 수박 >을 외쳤다.
그리고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고 싶어 숲으로 들어갔다.
시원한 옷으로 잘 갈아입었으나 꽝이다.
가방을 매지 않는 대신에 뒷주머니에 내 생명수..
미숫가루와 손수건,파워젤이 들어가야하기 때문이다.

이 상의는 옆으로 지퍼만 하나 있어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옷이 되었다.
에잉.  다시 숲으로.

옷을 다시 갈아입고, 그때야 생각난 수박.
다시 < 수박 수박 >을 외쳤다.
그러자 저쪽에 있다면서 퉁박이다.
어떤 모르는 여자분은 내 입에 수박도 넣어줬는데....ㅎㅎㅎ
수박한쪽 간신히 먹는다.
달지도 시원하지도 않은 수박.

점심 때 이므로 무엇이 되었던 먹어야했었다.
뭘 먹겠느냐 물었던것 같고,
생각나는 건 미숫가루 밖에 없었으므로
미숫가루라 말했던것 같다.

사실 아이스박스 안에는 무엇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제일 잘 아는 지원조가 무엇 무엇이 있는데 무얼 먹을텐가고 물어봐 주는것이
가장 합리적일 수 있다.
그것두 아니면 지쳐있는 선수들의 생리를 감안,
경험많은 사람의 지휘 아래,
점심엔 무엇이라고 지정해서 일찍 오던 늦게 오던 그것을 먹고 출발하게 하는것이다.

밥차 아닌 간식차에서는 오히려 미리 떡국을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어서,
어쨋거나 그것들로 입을 다시고 떠났으니까.

아무것도 차려져 있지 않은 깨끗한 밥상을 보고 있으면서,
무엇을 먹을테니 해 달라고 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하여 또 미숫가루 500cc 허리춤에 차고 물만 보충하여 다시 출발한다.
지원차를 찾느라 허비한 시간,
옷을 두번씩 갈아입느라 시간을 마이 빼앗겼다고 생각한 나는
베리가 도착한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쉬고 또 홀로 출발한다.

의상저수지..갓바위재.
청화산방 우복지를 지나 시원하게 백두대간을 다운힐 하고...
삼송교회를 우르르 지나치는 남정네들을 한번 쓰윽 쳐다보고
난 우회전해서 의상저수지를 향해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답사의 묘미.

내가 우회전하는 것을 보고는 찌이익~ 지나치던 남정네들이 우왕좌왕한다.
그리곤 한무더기 남정네들을 달고 의상저수지로...ㅋㅋ
요기에서 우회전 잘 하라고 몇번씩 강조했던 베리 덕이다.

의상저수지에서 지원차가 있다고 베리가 말해줬는데...없다.
이곳을 지나 조항산 임도를 지나면 갓바위재를 지나야할텐데...걱정스럽다.
다만 < 사일런스 > 사에서 진을 치고 물과 의자를 내어놓으며 쉬란다.

많은 남정네들이 몰려들어 물을 얻어 나온다.
기발하진 않지만 모...신선한 마케팅이다.

의상저수지에서 저만치 앞서가는 깔딱이님을 만난다.
울퉁불퉁 돌블럭을 피해 맨 가장자리로 가신다.
답사 때는 돌블럭으로 지나느라 신경쓰였었는데,
따라가 보니 아주 좋다.

저수지를 돌아 깔딱이님이 갑자기 멈추어 선다.
그 바람에 내가 앞서게 되었으나 피차 말 할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달려가면서 생각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지원차를 본것일까?
그랬다면 나를 부르셨을텐데...아니겠지.

조항산 임도를 가다가 문경답사 후기를 블러그에서 퍼 날랐던 아롬님을 만난다.
찍사를 하느라 얼굴을 볼수 없었던 개구리님도 비로소 얼굴을 본다.
부부 라이더.
3번째 도전중.
개구리님이 물으신다.
갓바위재 넘어야 하는데 지원받았느냐고.
의상저수지에 있어야하는데 없어서 못보았다니까,
걱정을 하시면서 초쿄바를 주신다.

염치 불구하고 못먹는 초쿄바 대신 파워젤이 있음 하나 달라고 해서 받아챙긴다.
고맙습니다. 개구리님, 아롬님.
그러고 보니 4체크 포인트 인증샷도 개구리님이 찍어주셨다.
그리곤 왜 혼자 다니느냐 물으셨었다...에혀.

조항산 임도 어느만큼에서 깔닥이님과 다시 조우한다.
의상저수지에는 지원차가 없었는지 확인사살도하고...
파워젤도 얻고...
잠시 이야기 나누다 다시 각개전투로..^^

갓바위재 올라가는 초입.
멜바가 처음인 어느 남정네가 잔차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먼저 올라간 사람이 뒷 사람 잔차를 받아주는 시스템이 되었다.
어물쩡 눈치만 보며 댓쉬를 못하던 나는 < 찬스 >를 외치며 갓바위재를 오른다.
5분 전 쯤 어느 여성도전자는 역시나 대여섯명의 호위를 받으며
그 갓바위재를 맨 몸으로 올랐었다.
당근 부러웠었다....

답사때의 갓바위재는 잊어야했다.
전날 많은 비가 왔던 탓인지, 길은 미끄럽고 흙이 쓸려나가서
혼자서는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길이 대여섯번은 되었다.
다행히 뒤에서 오시던 분들이 잔차를 잡아줘서 간신히 간신히 내려왔는데,
자꾸 도와달라하기 미안해서 ( 그 분들도 너무 힘든데...) 홀로 내려서다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정말 큰일 날 뻔두 했다.
내내 나를 도와 주시던 분들 ...
차마 얼굴돌려 마주보며 인사도 못하고,
그저 고맙습니다만 외치던 어느 작은 아줌마가 저에요..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조금 경사가 완만해져서 그분들을 앞세워 보내드리자,
깔딱이님이 뒤에 계셨다.
다운에 강하시니...먼저 가시라 길을 내어드리고..
임도를 지나 도로를 만나니...에고...살았구나 싶다.

내가 보건데는 없어진 문경 활공장의 10배쯤 힘든것 같았다.
활공장은 짧기나 하지...
이건 3킬로는 족히 되는 길이 아니겠나..

베리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궁기리 분교, 보건소
탱크님과 장동걸님이 맞이해주신다.
지원차만 빨리 만나도 힘은 절반으로 준다.
문경 활공장보다 10배는 힘들었다며 죽는 소리를 해댄다.
아무도 안 받아주더구만..ㅎㅎㅎ

여기에서는 또 무엇을 먹었을까.
생각나지 않지만 갈전 1리 마을회관까지 힘들이지 않고 간것으로 보아
탱크님이 파워젤도 챙겨 주신것 같고,
간식차에서 무엇인가 먹은것 같기도 하다.
생각은 나지 않지만 ^^

베리는 쥐가 나서 거의 걷다시피 하고 있단다.
어쩜 좋아..
아직 오려면 한참 걸릴것 같아 또 먼저 나선다.
내가 도착하고 얼마 후에 깔딱이님이 출발했으므로
뒷꽁무니라도 보면서 달리면 좀 덜 거시기 할것 같아서.

인증샷 때문에 휴대폰을 챙기려했으나,
휴대폰은 b조 차량에 있어 챙길수 없었고..
답사때 밤으로 달렸던 임도를 낮으로 달린다.
감자밭 지나서 ...밀밭길 아닌,
감자밭 사이로..

그 감자밭을 다 지나고 임도로 들어서기 전 발가락이 쥐가 나려구 한다.
아까 갓바위재에서 쥐가 났던 곳이다.
난 쥐가 잘 나는 체질이 아닌데...
어쨋거나 걱정이 되서 자전거에 내려서 발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풀어보려구 노력하는데...
어떤 멋진 아자씨...쥐가 나느냐구 물으신다.
반가움에....아스피린 있으시냐구 되묻는다.
들은 풍월은 있어서리...
아스피린은 없구...근육이완제 있다면서 한알 남은걸 건네 주신다.
에혀...고맙습니다.  사양두 하지 않구 날름 삼킨다.

베리두 갓바위재에서 꼼짝두 못하구 쥐가 나서 30분씩 고생하고 있을 때.
모두 그냥 지나치는데 그래도 한 분 다가와 주물러주고 발 꺾어주시던 분이 계시더란다.
세상은 그래서 살 맛 나는것 아닌가 싶다.

제게 근육이완제 주셨던 분,
베리의 뭉친 근육을 손수 풀어주셨던 분,
이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갈전 1리 마을회관.
병이 도졌다.
무언가 확인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기억이 확실한 곳에서는 거침없지만,
붉은 화살표도 , 리본도 보이지 않으면서 마냥 마냥 달려야하는데,
선수들도 보이지 않으면 ...난 바로 장승이 된다.

답사때 밤으로 달렸던 길이라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
밍기적 밍기적 전화 빌릴 사람두 없어서 주춤 거리면서,
혹시나 선수들이 달려올까 기둘리는 시간이 너무 초조하다.
다행히 선수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살았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가은읍에 도착하자 지원차들로 장사진이다.
수십대의 지원차들을 지난것 같다.
그러나 막연히 이들 중 어딘가에 우리 수자마가 있으리라 지레 짐작한 나는,
계속 두리번 거리며 그들을 지나친다.
나중엔 안쪽으로 들어가 < 수자마 >를 외친다.
으이그....
그곳에서 줄잡아 10분 이상을 허비한것 같다.

나처럼 헤매던 선수 하나 다리를 건너길래 쫓아가 본다.
다리 좌측으로 돌아가라며 앉아있던 사람들에게 휴대폰을 빌려 또 전화를 한다.
베리가 혀를 찬다.
가은이 아니고...조금 더 가서 갈전 1리 마을회관이라고.
에잉.

다음부터는 지원 포인트를 앞쪽으로 하시는것이 선수 보호차원에서 좋아요.
다들 집 찾아들어가는데 ...
꼭 부모 없는 고아처럼 즐거운 웃음소리 마냥 부러워하면서
내 집찾아 가는 길이 천근만근이에욤.

마담님과 수지님이 떡국을 끓여놓고 기둘리고 계셨다.
일단 이렇게 끓여놓아 주시면 어떻게든 입에 넣으려구
애를 쓰게 되고 조금이라도 먹게 된다.

마담님이 아직 상위권 100명 언저리라며 우쭈쭈 해주신다.
난 이런말 정말로 믿어버리는데...
그리고 얼른 가라고 등을 떠미신다.
베리는 아까 지원포인트 찾느라 통화했을때,
얼추 가은 다 내려 왔노라 했었으므로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도착하고 조금 후,
리버릿지님과 깔딱이님이 출발하셨으므로,
아직 시간은 넉넉할 것이라 추측한다.

이곳에서 휴대폰도 찾아 뒷주머니에 달으니 마음은 더욱 편해진다.
임도 초입까지 수지님이 아들내미 데불고 ( 너무 고생하셨어요.!! 고맙습니다 )
올라와 계시다가 내 자전거를 밀어주신다.
꼭 완주하라시면서,
화잇띵을 외치신다.....

이렇게 생각지도 않았을때 받는 응원은 심금을 울린다.
어떻게든 베리와 함께 동반완주를 하리라 마음을 먹는다.

수지님을 보내놓고, 베리에게 전화를 건다.
나는 지금 천천히 올라가고 있을테니,
어여 쫓아오라고...베리가 알았단다.
( 지원차에 도착해서 물어보니 나는 1시간 전에 출발했다구 하더란다..ㅜ.ㅜ )

천천히 갈전 임도를 오르면서, 이제 잔차탄지 두달 되었다는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끌바를 하고...
뒤 돌아보며 천천히 타다 걷다를 반복하다,
구비 구비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소리를 친다.

< 블루베리...> < 블루베리...>
누가 들으면 블루베리 먹다 죽은 귀신이 씌었는줄 알겠다.ㅎㅎ.
몇번 불렀으나 대답이 없어 많이 떨어졌구나 싶어 그때부터는 잔차에서 단 한번두
내리지 않고 체크 포인트까지 갔다.
코를 훌쩍이면서도.
베리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쯤 왔는가 물어볼 수 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빼앗을 까봐 전화도 걸지 않았다.
그저 궁금한 채로 저음임도를 지나 사격장을 건너,
진남 휴게소...드디어 오정산 밑에 까지 왔다.

진남 휴게소에 가니 성난 파도님, 블루향기,향수님,...등등...
정신이 없어 생각두 안난다.
많은 분들이 계셨던것 같은데...
향기는 약봉지를 건네받아 생각나고,
파도님은 옆에서 농담해 주셔서 생각나고....

그러나 누군가 건네준 햄버거는 한입두 넘길 수 없었다.
국물 없이 먹는 건 자신이 없다.
혹시라도 급체라도 해버리면 모든것이 물거품이라는 생각때문에...

다행히 베리가 탱크님과 함께 쥐새끼를 물리치고 오고 있다는 소리에...
그만 울컥한다.
지금 몇시인지 물어보니, 아직 7시가 안되었다는 소리에 한시름 덜고.
어둠이 몰려오는 오정산을 어찌 홀로 오를까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아직 살아있는 베리가 고마와서 정말 생각지도 않게 눈물이 흘렀다.
남들은 피니쉬라인이나 밟으며 흘린다는 눈물을...에혀.

베리는 사실 이런것에 전혀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봄으로 회사일도 복잡한 것이 많아서 눈치만 보며 280랠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모든건 자연스러운것이 좋다.
때가 무르익어 < 나 280랠리 나가구 싶어 >하자 < 내가 그럴줄 알았다 >면서
선선히 나를 도와주던 옆지기.

그래도 랠리에 참여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부터는 열심히 함께 답사해 주고,
바쁜 시간 쪼개어 연습해준 베리가 고마와서,
어떻하든 함께 완주하고 싶었다.

그저 자리에 앉아 베리가 도착하기만을 눈 빠지게 기둘리기를 한 시간 남짓.
뒤늦게 도착한 베리도,
배터리 장착하고 멜빠 스폰지 찾아 다느라 마음이 바쁘고,
내가 못먹고 쥐고 있던 햄버거 싫다고 도리질 하더니,
이거라도 먹으라고 자꾸 내밀자 마지못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못먹겠다고 해도 억지로라도 먹이는거...
돌이켜보니...이거...무쟈게 중요하다.

지난 춘천랠리 답사후기에서 부녀회장이라는 분,
흰 밥을 꾸역꾸역 물말아 넘겼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봤음에도,
왜 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들 먹는거라도 봤다면 조금 먹는 시늉이라도 했을텐데.
늘 끄트머리에 도착하다 보니,
늘 밥상이 깨끗했었던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어쨋거나 맨입으로 오정산을 올랐지만,
베리두 있고, 함께 해주는 탱크님두 있어서일까,
힘들었지만 외롭지않아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초반 40여킬로를 베리와 함께 하고,
100킬로를 혼자 달려왔으니....
이제 남은 140킬로는 함께 하겠거니 생각하니,
힘들어 죽겠는 오정산을 오르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아...그러고 보니 베리가 도착하기 몇십분전.
깔딱이님이 도착했었다.
길을 잘못 들어서 알바를 하신 모양이었다.
많이 힘들어하셔서 누워계시다가 오정산을 함께 올랐다

그런데 이 오정산이 지난 답사때는 물론 잔차 없는 등산이었지만,
아주 가뿐했었는데...가도 가도 끝이 없다.
어떤 남자 어르신은 울면서 내려오신다.
난 자전거 싫어...하시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포기하고 내려오시면서 우셨을까...

그 뿐 아니라 싱글 다운도 답사 때와는 또 천양지차.
마구 미끄러지며 내려오자 오이 한박스를 또 보내오신 센돌이님이 반겨주신다.
방가와요~ 센돌이님!

열심히 오정산을 넘었음에도  장동걸님이 홀로 지키고 있는 곳에(
탱크님이 우릴 도와 함께 오정산을 넘었으므로)오자 시간이 많이 지체된 모양이다.
우리가 늦어 솔개님 배터리를 못건네줘서 속상하신 장동걸님.
미안혀요, 솔개님..ㅎㅎ

깔딱이님이 침낭속에서 주무시고 계셔서,
소리죽여가며 장동걸님이 끓여주신 떡국을 먹고...
그런데 사람은 세사람인데...떡국은 두 그릇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2개 밖에 남지 않았었단다..

베리와 함께 나누어 먹고 한 그릇은 고생한 탱크님께..
280랠리 1등 주자이신 탱크님도 오정산 힘드셨쥬?
그날 막판 스퍼트...잔차 튜브로 묶어 끌고가기 신공..
대단했어유....고맙습니다. 그 고마움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마성임도 부운령을 밤으로 오른다.
마냥 마냥 오른다.
진남휴게소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고,
오정산을 힘들게 올랐기 때문에 시간 체크를 했어야했지만,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밤에 홀로 달릴수가 없었기 때문에.

뒤에서 쫓아오던 어떤분이 말씀하신다.
지금부터는 끌바하면 완주 안되겠지요?
난 잘 모르겠지만,
그러면서 그분은 계속 끌바다.

부운령을 거치고 답사때 보라빛 등꽃이 휘몰아쳤었던 삼실 언덕배기도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게 잘 찾아 들어갔다.
그런데 어느만큼 왔을까...베리가 전화를 한다.
어디냔다.
잔차에 내려 돌아보니 저 밑에 잔차 불빛이 두어개 보인다.
선암2리 마을회관 지원포인트를 찾던 베리는 지원차가 보이지 않자
전화를 걸었던 모양이다.
지원포인트가 없어졌단다.
물론 난 그런것두 모르고 신나게 내 달린것이고.

다시 베리와 함께 달린다.
GPS에는 조금 더 편한 길인데,
화살표를 따라가다 뜻하지 않은 체크포인트를 만난다.
보물찾기를 한 기분이다.

그런데 그곳은 고압선을 밭 가장자리에 많이 둘러쳐놔서 엄청 걱정스러웠다.
베리가 졸려운지 자꾸 그 근처로 가서.
하마터면 건드릴뻔도 하고....에혀..

석봉리.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난 베리와 밤으로의 긴 여정을 함께 할 뿐이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를 뿐이고.

모두가 잠든 석봉리에 뒤늦게 찾아들어서는 괴로움.
마담님이 말씀하신다.
간식으로 좋은 어묵드세요.
뜨끈한 어묵 저두 무쟈게 좋아해요....
그러나 한 입도 먹지 못했다.
우리가 얼마나 늦었으면....
어묵이 저렇게 졸았단 말인지...
짜다 소리도 못하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저 죄송할 뿐이다,

내 생명수, 미숫가루는 챙겼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래두 어찌 어찌 버티지만,
먹을걸 꾸준히 먹어주지 못하면 답사때도 베리는 맥을 추지 못했었다.
석봉리에서 조항령을 향해 오르면서
날도 밝아와서 긴장이 풀어졌는지 베리가 업힐에서 영 속도가 나지 않는다.
무릎도 아프고 안되겠는지 베리가 먼저 가라고 이야기한다.
낙석 조심하고 내려가라면서...

그때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당포초교를 지날 때 까지 한번도 잔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복병은 다른데에 있었다.

당포초교를 지나 다음 지원포인트까지 베리에게 잘 듣고 왔어야했는데....
전화를 두번 세번 걸지만 베리는 받지를 않고...
마담님께 전화를 건다.
당포 초교를 지나 우회전했는데요...

마담님이 이야기하신다.
잘은 모르겠지만 당포 초교 지나 우회전해서 주욱 가시면 구실장이 나와있을거라는...
난 선수들이 혹시 오는지 자꾸 뒤돌아봤지만 보이지 않고.
안되겠어서 다시 베리에게 전화를 건다.
이번엔 베리가 받는다.
달리 화살표가 없으면 직진이라고.
조금만 가면 마을이 나오고 커다란 돌에 갈평삼거리라 적혀 있을거라고...
자기는 지금 당포 초교 가까이 가고 있다고.

용흥초등학교.
여기서도 난 샌드위치 두입 정도 먹는 것으로 요기를 했다.
깎아준 참외도 맛이없어서 한입 밖에는 못 먹었고,
모든것이 맛이 없었고,
먹을 수 없을것 같았다.
콜라만 조금 마신것 같다.

그래두 깔딱이님이 아직 계시니까 뒤를 따라가면 되겠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러나 이미 넋이 반쯤 나가서 갈평 삼거리에서부터 마진령 도미재가
유일하게 답사하지 못한 곳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깔딱이님과 자출사 어느 한분이 함께 길을 가신다.
얼른 뒤 쫓아 간다.
그런데 영 모르는 길이다.
자출사 분이 말씀하신다.
길은 그냥 화살표랑 리본으로 대강 보면 된다고...
아까 리본 있었다고.
아...그렇다면 다행이구요...

깔닥이님은 천천히 간다구 먼저 가라구 해서
자출사님만 올라오셨단다.
난 도로에서는 시간을 벌어야한다.

그런데,
무슨 이런 길이 있나 싶다.
내가 짐작했었던,
내가 유일하게 답사하지 못했던 임도는 열쇠님도 이야기했듯이
아주 평이한 곳이라 했었는데...

그러나 왠걸...잔차를 끌고 가기도 쉽지 않은 무지 험한 돌탱이길이었다.
그 무지막지한 돌탱이길 말미에 체크 포인트가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차오롱님이랑 깔딱이님이 어느새 내 뒤에 와 있는게 아닌가...
확실히 난 다운힐이 느리긴 마이 느려...ㅜ.ㅜ

자출사님은 언제인지 부터 보이지 않았고.
그리고 신나는 ( 마치 저수령 다운힐 같은 )
다운힐이 끝나자 차도 한 대 다니지 않는 새로 만든 듯한 도로 업힐이 또 마냥 이어졌다.

더럭 걱정이 되었다.
깔딱이님은 답사를 많이 못하셨는데...

안되겠다 싶어 솔개님께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은 벌써 피니쉬라인을 거쳐 목소리가 한옥타브 올라가 있었다.
베리형님한테 물어볼께요...하신다.
베리 휴대폰 차오롱님이 갖구 계신데요...하니까.
잠깐 기둘리란다.

갈평3리에서 더이상 달릴수 없었던 베리가 차오롱님한테 잔차를 빌려줬던 모양이었다.
깔닥이님은 도로 거의 끝에 가 계시고,
미심쩍어 오도가도 못하던 나는 반쯤 업힐해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고,
차오롱님은 연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마도 GPS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그리고 도로 업힐이 시작되는 곳에서 리버릿지님도 합세하였다.

리버릿지님은 무릎이 영 아프신지 업힐이 무척 힘들어보였다.
도로 맨 위 갈딱이님, 중간 나, 그 아래 차오롱님, 그리고 더 아래 리버릿지님.
길 위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원.

솔개회장님의 전화.
거기 도로 업힐 끝나는대서 임도로 들어가야되는데.
그 길 맞아요.
하여튼 영 이상한 길이었지만 깔딱이님을 따라 임도로 들어간다.
임도 정상 언저리 리본이 두개 매어있는것이 보였는데,
코너를 돌자 갑자기 깔딱이님이 없어졌다.
다운힐을 해서 바람처럼 사라진것이었지만,
초행길인 나는 모든것이 어설펐다.

리본 2개 매어진 곳에서 다른 곳으로 빠지는 곳은 없었는지...
자꾸 내려오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다시 장승이 되어 멈추어 서고 만다.
오도 가도 못하고 가만히 얼마간을 지나자 차오롱님이 내려오시더니,
뭐하고 있느냐며 앞장서 내려가신다.
난 가슴을 쓸어내리며 쫓아내려가고...
양 옆으로 오미자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그때서야 생각났다...
내가 유일하게 답사하지 못했던 길...동로.

동로치안센타
베리가 드디어 완죤히 포기한 모양이었다.
나도 완죤 의기소침..넋두 반은 나갔다.
길 때문에 한동안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베리를 보자마자
섭섭한 마음에 화가 났다.

내가 얼마나 길치인지 아는 베리는,
길에 대해서 뭐라 뭐라 설명을 했는데,
내가 몰라 몰라 했었단다.
생각두 나지 않는 걸 보니 내가 많이 당황하고
경황이 없었던 듯 하다.
리버릿지님과 깔닥이님, 베리가 모두 포기 한다니...

난 이곳에서도 아침을 먹지 못했다.
승승장구님이 적성3리에서 내 잔차를 밀어주신다.
아...모두가 빚이고 모두가 고마움이다..
차오롱님은 벌써 앞서 가신다.
아마도 홀로가는 나를 도와주시기로 한것 같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기운이 없지?
어디서 부터 아무것도 못 먹은것일까?
베리가 포기해서 그런 것일까?
몸이 천근만근이다.

이때 파워젤이라도 먹어야하거늘,
그 생각 조차도 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반은 넋이 나간것이 맞다.

이건 잔차를 탔다고 할수가 없다.
석항 2리에서 석항 3리까지 가는 길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고,
석항3리 마을회관에서 오르는 임도도 거의 차오롱님이 잔차를 끌고 오르셨다.

이미 난 모든 힘이 방전된 것이 맞다.
잔차 생활 중 처음으로 겪는 경험이다.
퍼진다는 것.
차오롱님은 항시 10미터 정도 앞서 가셨다.
가끔 가끔 뒤만 돌아볼 뿐,

그리고 나는 퍼졌다.
진드기 무서워 풀밭에선 엉덩이도 안 붙이던 내가 길게 대자로 누웠다.
졸려웠다.
내가 밥은 못먹었어도 미숫가루를 먹으면서도 때맞춰 약을 먹었는데,
중간에 지은 약은 어지럼증약과 신경안정제가 들어있어서 먹기만 하면 졸려웠다.
어쩌면 내가 정신 없어 반알짜리 약을 먹어버렸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베리에게 전화했다.
여보...나 데리러 와줘..
너무 졸립구 기운이 없어.

앞서 가던 차오롱님이 한참을 기다려도 내가 보이지 않자 돌아오셨다.
그리고 누워있는 것을 보더니 파워젤 먹었냐면서 파워젤을 하나 주신다.
그리곤 자신의 경험담...포기하려했지만 주위에서 만류하는 바람에
억지로 다시 시작해서 완주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근성있게 끌고 가셨다.
난 파워젤 하나로 단 한방울도 남아있지 않았던 힘을 끌어모아
저수령 휴게소를 지나 명봉사까지 내려갔다.

흑마님이 배웅나왔다.
흑마님이 조금이라도 힘이 덜들게 하고 싶어,
평페달 자전거로 한번 바꾸어 보란다.
바퀴가 두꺼워 페달에 발만 올리면 된단다.
흑마님 잔차와 바꿔 타 봤지만 나한테는 맞지 않았다.
다시 원위치...
그 긴 업힐을 해서 반겨주신 흑마님 고마와요~~

파워젤 탓인지 조금 기운도 났고 ( 다운힐이었지만 ^^ )
흑마님이 말을 걸어주시니 잠도 깨고,
그리고 그 라면...잊을 수 없는 그 라면.

명봉사에 가니 따끈한 떡라면이 기둘리고 있었다.
세상에나...세상에나...
라면이 맛이있는 거였다.
끓여주려면 차오롱님 것두 끓여줄 것이지,
차오롱님이 슬그머니 젓가락을 놓는다.
혼자 먹기가 영 미안했다.
그래서 자꾸 차오롱님꺼는 없냐니깐,
차오롱님거는 끓이면 되지 ...하면서 안 끓여준다.

그래서 차오롱님 눈치 보면서,
맛이 있어서 제법 국물까지 먹었다.
기운이 날것 같았다.

차오롱님은 힘드셨는지 드러누우신다.
에혀...고생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
베리가 지도를 보여주면서 시간이 안된다는 것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솔개님이 돈달산을 넘었는데 거의 1시간 반이 걸렸으니 우린 2시간은 걸릴것이고...
두천 임도도 만만치 않고.. 지난 번 달렸던 경천호 지나 돈달산 까지도 1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었으니...결론은 시간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답사때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안되는데...
베리는
조금 전 내 전화를 받고 더 달리게해선 안되겠다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280랠리가 뭔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보는 것 아닌가 말이다.
더구나 난 여직 미숫가루와 떡국 떡 몇개 외엔 곡기라곤 없었는데,
떡 라면두 먹었는데 뭐가 무서워 그만둔다는 말인가...

그러나 보통은 280랠리에서 선수는 포기하고 싶다해도,
옆에서들 들볶아 길을 나서게 한다는데...
왜 나한테는 아무 말들이 없는 걸까...

공연히 완주도 못하는 걸 길을 나서서 많은 사람들 고생시키는 건 아닐까.
미소랑 백마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발을 다 닦아주고 시원한 수건을 어깨에 둘러준다.
어찌할거나...
어찌할거나...

마지막까지,
지금이 12시니까
시간이 끝나는 오후 4시 까지 달려보겠다는 말이
입안에서 뱅뱅 돈다.

마음이 여리기는 베리나 나나 도낀 개낀이다.
죽어도 남에게 폐끼치는 걸 신경질 적으로 싫어하는 베리.
베리가 왜 저러는지 알면서도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그냥 버리기 싫었던 나.

얼마간의 시간이 지리하게 흘러갔다.

미진하지만 내 59세 280랠리 첫 출전은 거기에서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제법 오래갔다.

첫날은 잠을 턱없이 일찍 깨어 뒤척이는 것으로.
둘째날은 공연히 화가 나서 감당이 안되는 것으로.
그리고 셋째날은 더 화가 나서 말이 없어지는 것으로..

모든것의 원인은 내게 있었다.
내가 챙겨 먹지 못했고,
내가 나서서 먼저 마지막까지 달리면 어떨까요..양해를 구했다면
누가 날 말렸을것인가.

그러지 못한 내가 너무 싫었다.
찬찬하게 시간 계산두 못하고
모든걸 베리에게 의존했던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은근 허당인 기질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
정말 화가 나고 화가 났다.

그래도 시간은 모든것을 다독여준다.
시쳇말로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역시 명언이다.

아마도 난 완주하기 까지 도전을 멈추지 못할 것 같다.
체력이 도저히 안되겠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는.


추신...우리 허당 블루내외를 위해서 애써주신 많은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꼭 완주하겠습니다.
        이렇게 해 놔야 더 열심히 할 것이므로...
        만약에 못하더라도 용서해 주세요.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한 살 만큼 더 힘들거에요.^^

        밀란 쿤데라의 시 < 시인이 된다는 것 >
        마치 내 마음을 훔친것 같아,
        길고도 긴 제 후기 마무리로 대신 합니다.
        고맙습니다.

< 시인이 된다는 것>...밀란 쿤데라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어린애처럼 작은 구구단곱셈 속에서
영원히 머뭇거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시인이 된다는 것은
항상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사내가요 15-07-14 09:07
 
힘들지만 아름답게 가슴을 울리는 랠리 후기 감명깊게 잘 보았습니다.
내년에는 꼭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 파이팅 ^^
     
블루엠티 15-07-14 22:05
 
사내가요님 올려주신 상황판 여러번 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결정적인 순간에 그것을 반영하지는 못했지만...
그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물을 아무 댓가없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터.
늘 건강하시고 소망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달빛소나타 15-07-15 17:31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280랠리는 완주하려면 힘들고요 그냥 몸을 산에 맡기며 즐기면 쉽게 완주 할수 있습니다.내년 강릉에서 뵙길 바랍니다. 내년에 꼭 완주 하시길 바랍니다
산마니아 15-07-14 09:46
 
잘보았습니다.
고생하셨네요.
내년엔 꼭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블루엠티 15-07-14 22:07
 
고맙습니다. 산마니아님.
과정이 아름다왔으므로 결과엔 미련이 없노라
큰소리 쳤지만, 쉽지 않더군요.
마음 비우기가.
늘 건강하시기를 소망합니다.
365바이크 15-07-14 15:40
 
정말 감명깊게 잘읽었습니다~~~
아쉽기도하고  최선을 다한 님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 또다른 도전을 위하여 화이팅하세요~~박수~~
     
블루엠티 15-07-14 22:17
 
문경 280랠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으셨는지 .
문경 구석 구석 사과나무 꽃 만발하고,
오미자 꽃 지천으로 향기로울 때
우리 내외는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비오는 날 우비 입고 올랐던 석항3리 임도도 잊을 수 없구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은당 15-07-14 16:27
 
랠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거라고...떡라면두 먹었는데 다시 달렸어야
     
블루엠티 15-07-14 22:21
 
맞습니다.
다시 달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오랜 시간 힘들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더군요.
애정어린 말씀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강검 15-07-15 09:37
 
대단한 필력이네요!
내년 강릉280랠리는
완주 후기를 꼭 기대합니다^^
     
블루엠티 15-07-15 11:32
 
고맙습니다.
내년 강릉 280랠리...
싱글과 다운힐에 약한 제가 과연 어느만큼 달릴 수 있을지..
다만 지금부터 준비한다는 전제하에...
여유로운 시간과 문경 랠리의 소중한 경험으로,
내년 강릉 랠리는 완주 후기를 쓸 수 있기를
저 역시 소망합니다.
강검님, 내내 건강하시기를 ...
무지 15-07-15 16:09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부터 금년까지 여섯 번 참가한 랠리는 장소, 날씨, 체력, 느낌 등 언제나 같지 않았습니다.
첫 랠리와 두번 째 랠리는 중도 포기, 그 이후는 완주.. 참가할수록 경험치가 쌓이는 것 같습니다.
"1년 중 원 없이 36시간 동안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기회인데 즐기자" 금년은 그렇게 맘 먹고 랠리를 마쳤네요.
완주증을 찾고 운전하여 귀가 길에 오른 후 문경을 채 못 벗어나 너무 눈이 감겨 음악 볼륨을 높이는데 눈물이 뚝뚝~ 그냥 혼자 서러웠을까요..
다음 랠리에도 많이 힘은 들겠지만 즐기면서 함께 라이딩 하고 계신 님 모습을 기대합니다 ^^
     
블루엠티 15-07-15 16:50
 
목표가 있다는 건,
자칫 타성에 젖어 흥미가 없어질 때나 ,
신선함을 잃어 무기력해지려 할  때,
쨍하고 힘을 발휘하지요.

음악 볼륨을 높이면서 흘리셨을 눈물...
아마도 일년 중 가장 값진 눈물이 아니셨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말로만 듣던 280랠리 미진하나마 경험해 보니 ,
왜 그토록 많은 분들이 죽도록 힘들어 하면서도 그 다음해를 기다리는지,
어렴풋 알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말입니다.
이 작고 나이 많은 세 아이들의 엄마,
계속 280랠리에 나가겠다고 옆지기를 괴롭힐 지 모르겠습니다.

무지님, 늘 건강하셔서 36시간 원없이 잔차 타는 햇수를 늘려가시기를,
그리고
내년에는 환한 웃음으로 귀가하시기 바램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철티비라이… 16-05-19 16:55
 
잘 읽었습니다.
여운이 남는 좋은 글쓰기 입니다.
적절한 시 인용이 아주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왜하필 16-06-03 18:09
 
감동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또한  안전하게  인내하시며  가실만큼만  가세여~~~~
로즈마리 16-06-12 19:06
 
한 권의 소설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드라마  잘 읽었습니다 ^*^ 머라고 감사를 드려야할지...

고맙습니다 ^*^ 멋진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