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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삼척 280랠리 접수
접수기간 : 2019. 5. 13 ~ 6 .2(마감!)
대회기간 : 2019. 6. 29 ~ 6 .30
대회장소 : 삼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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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접속자 : 22 (회원 0)
 
작성일 : 17-06-30 08:58
아!!! 강진 280Rally(Challenge, Passions, Speed, Thrill)
 글쓴이 : 하진
조회 : 3,603  

멘탈이 털린 후 찾아온 마음의 울림
이번 강진 280은 역대급 극악한 코스였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혹서기에도 구름이 많이 끼어서 그나마 완주율을 28%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총 누적거리 289키로, 극악한 싱글코스 4개(한개의 코스가 빨리가면 2시간 느리면 4시간은 걸린다) 하나의 짧은 코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끊임없는 업힐의 연속,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힘든 280코스 셋팅이었다.
끌바가 자신있었던 나는 작년보다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키겠다고 다짐하며 30시간을 목표로 삼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영혼이 털리고 난 후에 작전변경^^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6월 23일 금요일 오후6시 퇴근후 자전거와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이번에도 작년 17회 강릉대회와 같이 무지원으로 달릴 생각이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대파모(대전파워엠티비모임)과 동행하기로 한다. 올해 65세?이신 '띠용'님의 차로 동행... '띠용'님은 대회때마다 포디엄에 올라가시는 전국구라이더이자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승부욕 또한 강하시다.
대전도 퇴근시간은 정체가 장난이 아닌듯하다. 신탄진에서 둔산을 거쳐 삼부스포렉스 까지 오는데 한시간 반이나 걸렸다. 나는 이러고 1시간 기다린다. 운전하신 '띠용'님의 마음고생이 출발전 부터 심하다. 1진은 6시, 2진은 8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거의 동시에 출발하고 정읍휴게소에서 랑데뷰했다. 광주를 거쳐 강진에 도착하니 거의 11시 반. 3시간 반이 걸린 듯하다.
강진은 시골이다. 가로등도 별로없고 사람도 별도 다니지 않는다. 강진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아직 사람이 많지 않다.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번호를 달고 옷을 갈아입고 라이트도 장착한다. 제작년 문경과 작년 강릉대회를 완주하신 '이빵굿빵'님이 이것저것 준비해주셨다. 노장의 연륜이 느껴진다. 그리고 잠시 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늦은 아주늦은 저녁을 먹는다. 대파모에는 대모님이 계신다. 이번 랠리의 지원조 중 한분이신 '발버'님이시다.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에너지가 넘치시고 서번트 리더쉽에 카리스마가 뿜어져나온다. 게다가, 음식솜씨도 장난이 아니다. 손수 끊여오신 추어탕에 직접 뜨셨다?는 소고기까지..... 정말 이렇게 맛있는 소고기는 처음이다. 그렇게 든든하게 배를 채운다.
여기서 무지원으로 뛰고자 했던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밥을 먹고 텐트에서 잠을 청한다. 지금은 모르지만 일요일 새벽에는 유체이탈로 고생할 것이 뻔하다.

새벽 2시 반경에 눈을 뜨고 인근 콩나물 국밥 집에 가서 주먹밥 두 덩어리를 사온다. 가방에는 밤식빵 꽉꽉누른것, 주먹밥 2덩이, 파워젤, 사탕, 마그네슙, 물 작은 것 2병, 우비, 라이트 보조배터리 등등. 무겁다.지금은 힘이 있어서 괜챦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어깨와 허리에 가해지는 압박은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 뻔하다.
새벽 3시가 되니 언제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는지 강릉운동장 주차장이 만원이다. 참 정겨운 모습이다. 응원나온 가족들, 지원조로 출전한 동호회원들. 모두 들뜨고 에너지가 넘친다. 3시 30분 검차를 하고 운동장안으로 입장한다. 역대급으로 강진시에서 지원이 빵빵하고 인근 식당들도 이날 만은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 동네 목욕탕도 작은 stand용 간판을 내다놨다. 암튼 작은 동네에서 큰 대회를 여니 동네가 떠들썩하고 잔치분위기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리더들은 라이딩에 대한 작전회의? 같은 것을 한다. 그 중 여성분들도 간간히 보이고 초.중학생 정도 보이는 어린 학생도 화이팅을 외쳐본다.
대파모에서는 4명이 선수조로 2명이 지원조로 참가했다. 여성분으로 싱글과 사랑에 빠졌다는 '쑤니'님, 처음 뵌 '야생마'님,과 '밤이슬'님 그리고 '띠용'님이 선수조 '논스돕'님과 '발버'님이 지원조로 팀을 꾸렸다. 날두(날아라 두바퀴)에서도 2명의 선수조와 2명의 지원조가 참가했다. 날두팀은 세번 내내 랠리에서 뵙고 크고 작은 도움을 받는다. 띠용님이 출발선 가까이로 이동하자고 하신다. 역시 대회 경험이 많으셔서 조언을 잘 해주신다. 드디어 3시 59분 출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신청한 704명의 선수들이 포부도 당당하게 280의 장도에 오른다.

모든 것이 완벽한 듯 했다, but, .........
카운트다운과 함께 라이트의 행렬이 일제히 그러나 질서있게 강릉종합운동장을 빠져나간다. 선두차량을 필두로 강진MTB가 뒤를 잇는다. 초반 부터 선두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패달질을 힘차게 한다. 7키로 정도 도로를 달리고 덕천리임도를 오른다. 여기서 부터 병목현상이 나타난다. 도로에서 어느정도 선두권으로 나왔다. 많은 사람이 끌바를 하지만 타고 가기로 한다. 더 선두권으로 나서야 나중에 병목현상으로 인한 지체현상을 피할 수 있다. 임도를 벗어나 농노를 거쳐 가우도 출렁다리를 건넌다. 다리가 두개다.
두번째 다리에서 진행요원이 바닥이 미끄럽다며 서행하라고 외친다.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 조심해서 진행했다. 그러나....... 정작 미끄러운 곳은 출렁다리가 끝나는 지점이었다. 나무다리였는데 새벽이슬에 바닥이 젖어있어 커브를 트는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미끄러지고 오른손바닥과 왼쪽 어깨, 오른쪽 광대뼈가 바닥에 쓸리고 자전거는 나뒹군다. 왼손장갑 바닥에 구멍도 뻥 뚫렸다. 내 꼬까장갑 ㅠㅠ
진행요원이 괜챦냐는 걱정에 괜챦다며 벌떡 일어나 자전거 드레일러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어 바로 출발한다. 그 사이 십여명이 추월하고 앞으로 나간다. 그나마 자전거 이상이 없어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새벽 공기는 시원하고 어제 저녁에 먹은 소고기가 힘을 준다. 오른쪽으로 주작산의 칼봉우리가 보인다.

저길 설마 넘으라는 것은 아니겠지? 주작산 임도를 지나 오소재에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은 꽉꽉누른 밤식빵과 물. 앞으로 밤식빵은 잘 먹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간단히 요기하고 반대편의 주작산 임도를 오르는 check point 1 이 나온다.

주작산에 취해 신선이 되다!
첫번째 싱글이다. 어차피 탈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나 병목현상을 피할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경사도 가파르다. 높이 놀라갈 수록 놀라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런 풍경을 눈앞에 두고 그냥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주작산 능선을 지나다가 한 여성라이더를 발결한다. 바위 구간이 길게 이어져서 맨몸으로 지나기도 버거운 곳을 자전거를 메고 앞으로 쭉쭉 나가신다. 내가 일찍이 이렇게 잘타는 아니, 잘 끌고 가는 여성라이더를 본적이 있던가? 감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싱글내리막이 나와도 왠만한 곳은 다 타고 내려가신다. 우와!!!
속도가 비슷했는지 코스내내 이분과 동료들을 만났고 후반 50키로는 세명이서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얘기를 나눠보니 위아위스에서 협찬받는 '박숙교' 선수였다.

서기산아! 나를 두번 울리는구나ㅠㅠ
주작산을 내려와 날두와 대파모 지원조를 만나 물을 얻고 바로 도로를 달린다. 서기산 임도를 앞두고 작은 다리에서 맛없는 밤식빵과 주먹밥을 먹는다. 먹어야하니까 먹는다. 서기산임도 시작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가장 긴 임도다. 언제 왔는지 박숙교선수와 일행이 뒤에 와있다. 정말 임도 업힐을 이렇게 빨리 지치지 않고 올라가다니.... 경악과 감탄을 연신 발사한다. 서기산 임도 끝에 오니 싱글로 이어지는 리본 표식이 있다. 망설이고 있는데 이곳은 나중에 지나가는 곳이고 지금은 계속 임도를 달려야 한단다. 임도가 끝이 없다. 아!!! 여기서 문경의 아픔이 재발한다. 문경280을 읽은 애독자라면 'Oh, my asshole'을 기억할 것이다. 무지원으로 배낭에 이것저것 잔뜩 넣어서 허리의 통증도 어느정도 감수하며 달린다. 임도 중후반 지점에서 오늘의 첫번째 동행자를 만난다. 광주에서 오신 분이데 배낭무게만 10키로가 넘는다. 구멍가게에 들러 콜라, 포카리, 초코파이를 먹고, 물도 채운다. 광주분은 나보다 더 큰 배낭을 메고 나보다 더 빠르게 도로와 임도를 달린다. 참 강호는 넓고 무림에 고수는 많다. 이분은 여기서 멀어져갔다. 나중에 수인산성싱글에서 만나 한참을 동행하게 된다. 한참을 달리 활성산을 넘는다. 풍력발전기가 상정상에 세워져있는 산이다. 여기서 주최측 협찬으로 '레드불스' 하나씩을 준다. 보통 늦은 오후 5`6시 경에 받은 것 같은데 오늘은 다른 대회보다 진행속도가 빠른것 같다. 활성산을 넘으니 오후 2시경이 되었다. 아침과 점심을 못 먹어서 허기진다. 다행히 도로가에 식당이 있다. 무조건 들어가서 청국장을 시켜서 수저를 드는데 입맛을 없다. 그래도 먹어야 달리니.....
물도 보급하고 탐진호 임도를 오른다. 왜그랬을까? 임도를 오르다가 힘들어서 였을까? 아무도 없어서 였을까? 그냥 막 미친놈처럼 소리를 지른다. 내안의 울분의 찌꺼기들을 다 토해 내듯이 발악하며 소리를 질러본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 안보였으니까. 그런데 잠시후에 박숙교씨 일행이 뒤에서 슝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에구 챙피^^ 그렇게 탐진호임도를 내려왔다.

알바 1차전 ㅠㅠ
그런데 다 내려와서 지원조로 보이는 여성분이 이쪽으로 내려오면 checkpoint를 놓친 거라며 다시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다른 한명의 라이더도 유치휴양림쪽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뒤따라가다 날두의 '이빵굿빵'님과 인사만 하고 시멘트길을 오른다. 오르다가 물어보니 4~5키로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식장산시멘트를 올라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오 마이 갓!
올라가다 광주분과 박숙교씨 일행과 지나친다. 나중에 알았지만 박숙교씨 일행도 알바를 했다고 한다. checkpoint에서 표시를 하고 휴양림으로 내려와 물보급 받고 콜라를 얻어마신다. 이제 부터는 야간 싱글 산행의 시작이다.

수인산성~일봉산 동행과 헤어짐!
수인산성에 초입에 도착하니 해가 아직 남아있으나 곧 어둠이 몰려올 것 같다. 수인산성은 두번째 싱글이다. 돌이 많아서 산성을 쌓기가 수월했겠지? 올라가는 구간이 바위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동백나무 군락지가 보이더니 시누대(작은 대나무) 숲사이로 오솔길이 나있다. 참 재미있는 식물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안내표지판이 보이는데 280표식이 없다. 이곳저곳 살피고 있느데 낮에 구멍가게에서 만났던 10키로 배낭의 라이더가 올라온다. 여기서 부터 동행을 시작된다. 배낭무게가 무거워서 끌바를 힘들어하는 것 같다. 하지만 클래스가 남달라서 잘 끌고 메고 간다. 강진의 산들은 거의 비슷한 모양이다. 바위산 천지다. 경사가 가파라서 대부분의 라이더가 어깨나 등에 자전거를 메고 산을 오른다. 나는 오른쪽 어깨가 아프기도 하고 밀고 가는게 편하다. 그렇게 가파른 오르막을 몇개를 넘었는지 모른다. 다행히 내리막은 난이도가 제법 있고 돌이 많고 미끄럽지만 웨잇백한 상태에서 배로 안장을 누르며 뒷바퀴의 슬립을 제어하며 내려올 만 하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 보다 시간을 좀 번것 같다. 광주큰배낭라이더와 함께 도로를 달리니 속도가 더 나고 얘기도 할 수 있으니 심심하지 않다. 일봉산을 오르기전 많은 지원조들이 자기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둘다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10분만 쉬고 가자고 합의한다. 지원조 아주머니께서 계란을 주시고 다른 지원조 아저씨는 가방안의 필요없는 물건을 일봉산 끝지점인 강진의료원까지 가져다 주시겠다고 하신다. 감사하다.
일봉산의 경사는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올라가는 경사가 너무 세고 정상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낮에 지나갔어도 힘들었을 구간인데 밤에 지나가니 신경을 집중하고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속도가 비슷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멜바와 끌바로 제3 싱글구간을 통과한다. 일봉산은 후반부에 재미있는 싱글이 이어졌다. 야간이지만 라이트에 의지해서 초 집중하며 가장 낮은 체인링에 체인을 걸고 맨 앞에서 신나게 달린다. 뒤로 2명 정도가 붙는다. 그렇게 일봉산을 다 지나니 마지막 지점에 checkpoint가 보인다. 보통 정상에 checkpoint를 만드는 것이 정상인데 강진280은 싱글마다 마지막지점에 만들어서 사람들이 원망을 하는 것 같다.
강릉의료원에서 맡겨 놓은 짐을 받고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와 간식을 산다. 여기까지 동행했던 광주큰배낭라이더는 지쳐서 더 이상 업힐을 못하겠다며 돌아가겠다고 하신다. 천천히 가도 시간안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데 안타까웠다.

아! 서기산아! 서기산아! 나 내려갈래!
다음은 서기산 임도와 싱글이다. 아! 서기산에 얼마나 많은 라이더의 완주라는 희망의 날개를 꺽어 놓았느냐? 가혹한 이름 서기산!!!
동행했던 광주큰배낭라이더와 헤어지고 다른 라이더들과 동행한다. 아스팔트를 달리다 옆의 콘크리트에 드러눕는다. 더이상 무거워진 눈꺼풀을 들어올릴 자신이 없다. 하늘에는 별빛이 반짝이고 어디선가 짐승의 울음소리도 들려온다. 어둠만이 나를 둘러싸고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고요함과 편안함에 눈을 감는다. 잠시후 두개의 라이트가 다가오고 다시 그들과 함께 라이딩을 시작한다. 서기산 임도를 달리다 또다시 혼자가 된다. 잘 가고 있는 거겠지? 산길샘으로 경로를 확인한다. 이상하다. 경로에서 약간의 간격이 생겼다. 옆에 다른 임도가 있는가? 걱정스런 마음이 스며든다. 잠시 망설이다 왔던길을 다시 돌아가다가 나에게 다가오는 두명의 라이더와 만난다. 다행히 진행방향이 맞다고 한다. 혼자 라이딩 하게되면 아무래도 모든 판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수의 확률이 높고 만회하기도 쉽지 않다. 계속된 업힐 후 어제 지나친 서기산 싱글 이정표 리본이 보인다. 임도를 많이 올라왔으니 서기산 싱글은 조금만 올라가면 정상이겠거니 생각했다. 이건 완전 치명적인 실수였고 2시에 점심을 먹고 이렇다할 밥을 먹지 않아 몸이 지쳐있는 상태다. 다시한번 input의 중요함을 느낀다. 사람의 정신력도 체력에서 나오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곳에서 멘탈이 털릴줄이야 ㅠㅠ
다른 산들은 예상할 수가 있다. 능선을 멜바로 힘겹게 올라가면 그 다음은 약간의 업다운은 있지만 다운이 이어진다. 하지만.......
서기산은 예상을 빗나가는 코스다. 칼바위 능선을 끌다가 밑으로 내려가고 또다시 업힐, 완만한 내리막 후에 급경사 업힐 이런 사람을 농락하는 코스가 이어진다.
난 여기서 내가 지금껏 배운 모든 욕을 실습했다. 욕설을 자양분 삼아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며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을 옮겼다. 내려가도 민가의 불빛의 아득히 먼곳에 있다. 여긴 어디고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처음엔 욕을 하다가 나중에 애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 내려갈래 흑흑
이때!!! 앞바퀴의 느낌이 물컹하다. 예상대로 펑크다. 많이 왔으니까 조금만 더 가면 될꺼야, 어차피 타지도 못하니까 그냥 끌고 가면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끝없이 이어지는 업힐 끌바는 나의 체력과 영혼을 탈탈 털어가버렸다. 이 산에서 시간을 예상보다 많이 소비하고 내리막에서 펑크를 때운다. 헤드랜턴을 켜니 왠 나방과 벌레들이 얼굴로 달려들어 지친 라이더를 성가시게 한다. 막상 그렇게 애원했던 서기산을 내려오는 그냥 담담한 마음뿐이었다.

만덕산을 넘어 가우도 출렁다리로
서기산을 내려오니 앞의 시야가 보이지 않을 만큼 새벽안개가 자욱하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가보다. 고글에 안개 알갱이가 달라붙어 바닥의 표식을 분간하기가 어렵다. 살짝 갈팡질팡하고 있을때 몇몇의 라이더가 방향을 잡아 나아가고 나도 따라간다. 다음은 어디예요?라고 물으니 만덕산 싱글이란다. 또 싱글이야 ㅠㅠ
다행히 다른 싱글에 비해 짧다고 하니 안심이다. 하지만 이미 털려버린 심신으로도 만덕산은 충분히 힘든 산이었다. 만덕산을 넘어 방파제 도로를 달린다. 여기 부터 벌레의 역습이 시작된다. 왠 하루살이? 가 이렇게 많은지 눈을 뜰수가 없다. 앞에서 달리는 세명의 라이더의 후미등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나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패달을 돌린다. 한명이 세명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새벽 미명을 갯벌방파제 도로를 달리다 그만 또다시 진로를 잘못 잡았다. 반대방향으로 달린것이다. 구글지도와 산길샘으로 확인해보니 반대로 10여 키로는 온 것 같다. 다시 돌아가야지. 가다가 간이편의점에 들러 물보급하고 콜라를 마시고 이번에는 조심해서 가우도 출렁다리를 넘는다.

지원조여! 그대들이 280의 꽃입니다!
두번째 가우도 출렁다리를 건너니 반가운 얼굴들이 맞이해준다. 대파모의 '발버'님과 '논스돕'님이시다. 라이더는 완주하면 증서라고 받지만 지원조는 그런것도 없다. 아무 댓가없는 헌신의 열정만이 그들의 페이이다. 선두권은 2시간 전에 지나갔다고 하시며 아침 먹고 가라고 하신다. 눈물 나게 그리운 밥이다. 추어탕에 햇반을 두개나 말아서 먹었다. 그 사이 '논스돕'님은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 다 빠지지 않은 비드를 빼주신다. 이제 70여 키로 남았다. 앞으로 6시간 정도만 달리면 된다고 하니 12시 경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동행-라이딩동지를 만나다!
수동임도를 지나 도로를 타는데 주작산에서 부터 계속 조우했던 박숙교 일행분들을 만난다. 도로를 달리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과묵하시고 상급자의 포스가 느껴진다. 신월리 도로를 달리다가 안장위에서 졸고있는 나를 발견하고 마지막 난코스가 될지도 모를 천관산 임도 진입전에 느티나무 밑에 앉아서 가부좌를 틀고 잠을 청한다. 눈만 감으면 잠이 오기때문에 자세는 상관없다. 지도상으로 보니 천관산 임도가 길고 구불구불하다. 일어나서 조금 진행하니 박숙교씨와 다른 남성라이더 한분이 갈림길에서 길을 못찾고 서성이고 있다. 천안마루MTB에 활동하시는 분이신데 고수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나보다 연배와 연륜이 높다는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물론 라이딩 실력도. 천관산 임도에서 다시한번 놀란다. 여성라이더가 어쩜 이렇게 임도에서 힘있게 패달링을 할 수 있을까? 뒤에서 기어변속하는 것만 봐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천관산은 3개의 임도를 세트로 엮어놓은 코스였다. 첫번째 임도를 마치니 두번째 임도의 시작이다. 시멘트에 '후반전'이라도 쓰여있다.
여기서 나는 다시한번 감추어두었던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욕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욕을 친구삼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다른 임도와는 달리 풀이 무성하고 중간 부분을 깍아놔서 내리막인데도 자전거가 가다가 멈춘다. 이런 십장생같은 ㅠㅠ
두분이 먼저 가신줄 알았는데 두번째 임도를 내려와서 다시 만난다. 기다려주신 것이다. 마지막 임도를 넘어 이제 다 끝났다고 도로만 타면 끝이라고 두분이 말씀하신다.
아닌데......
첫날 새벽에 넘어온 임도를 넘어야 할텐데...... 역시나 맞았다. 넘어올때는 짧게 느껴졌던 임도가 왜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하지만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셋은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내며 속도를 높인다. 도로에서도 팩으로 달리니 체력소모도 적고 의지할 동료가 있어 위안이 된다. 강진 시내가 보인다. 천안마루엠티비 고수님이 40이상으로 끌어주시고 내가 맨뒤에서 따라간다.

우리 손잡고 골인할까요? ㅎㅎㅎ

총 라이딩 시간 31시간 39분
총 거리 약 310키로(알바거리 합쳐서)
박숙교라이더는 여성 1위를 하셨다.

정오의 햇살이 뜨겁다. 샤워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대파모의 띠용님은 컷오프 7분을 남기고 완주하는 드라마를 연출하셨다.

라이딩하며 이렇게 많은 욕을 하기는 처음이다. 라이딩이 끝나고 힘든 여정을 생각하며 울컥한것도 처음이다. 마음으로 응원해준 밴드식구들, 문경부터 인연을 이어온 '날두', 이번에 동행한 '대파모' 이들의 응원과 지원으로 달리고 걸을 수 있었다.

내년 이맘때면 19회 울산280랠리 후기를 쓰고 있을까? ^^


강검 17-06-30 09:30
 
무지원에 오전 골인 대단한 파워네요
저도 무지원이라 베낭에 눌려 죽는줄 알았습니다
다운할때도 허리가 아프고 어깨는 짓무르고 하지만 고통만큼 희열도 크네요
맛갈진 글솜씨  또다시 랠리하는 기분이네요
오전 골인 축하드림나다^^
     
하진 17-06-30 15:31
 
강검님의 글 많이 보고 도움받았습니다
280 참 매력있는 고난인 듯 합니다
울산에서 또 글로나마 뵙겠습니다^^
까멜 17-06-30 14:17
 
반갑습니다.
박숙교 입니다~^^
덕분에 후반부 힘드는줄 모르고 잘 달렸습니다.
저도 30시간 이전에 들어오는게 목표였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좀 늦어졌습니다.
대회에서  끌바의 여신으로 통하는데 이번에 덕좀봤습니다..ㅎㅎ
같이  달려  즐거웠습니다,
늘 안라즐라 하세요~^^
     
하진 17-06-30 15:33
 
I respect you!!!
같이 달릴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마탄 17-06-30 14:32
 
회상라이딩했습니다. ㅋㅋ

끝없는 끌바 멜바 아후~ 지겨워!!

울산갈일은 없어야 한텐데.... 엉덩이가 간질간질하네요. ^^
     
하진 17-06-30 15:34
 
저두 엉덩이가 아파서 간질거리더니
이젠 울산 280 땜에 간질거리네요^^
장빠루 17-06-30 17:11
 
^^
같이 출전한 대전의 아톰님한테 얘길 들었네요.
적으신대로 욕이 큰 힘이 되지요.ㅋㅋㅋ
대단한 정신력과 파워가 부럽습니다.
더없이 귀한 최고의 후기글 잘 보고갑니다.

-대전에서 장빠루
     
하진 17-06-30 17:26
 
미천한글 끝까지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대전분이시니 조만간이 뵐 수 있겠네요^^
발버 17-06-30 22:32
 
대단하신  파워 
하진님  최고셨어요~
280랠리의  강한  에너지가  저희팀에게도  전해져서
내년  울산대회에  많은  관심을  갖었으면하는 저의  바램입니다^^
하진님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하진 17-07-01 18:25
 
최고로 맛있는 소고기와 추어탕이었습니다
밤을 세워가며 언제 올지 모르는 선수조를 엄마의 마음으로 기다리는 지원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발버님 감사합니다^^
이빵굿빵 17-07-13 20:04
 
안녕하세요 ᆢ
체력.정신력.잔차실력.후기.4박자가 쨩입니다
저도2년연속 선수조로 뛰다보니 올해는 지원조로 지원 했습니다
아마도 지금의 심정으로는 내년에는 몸이 허락하면 뛰고싶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니 이번대회가 역대 대회중 최고 였나봅니다
이번에 지원조를 해보니 지원조도 엄청 힘 들었습니다 280랠리가
중간에 포기한선수도 나름대로 고생 하셨습니다
선수.지원조모두가 힘든것을 느꼈습니다
280랠리를 욕 하면서 또 출전 하고싶은것은 아마도 중독성
일겁니다 또한 지원하면서 대파모 발버 부회장님 음식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하진님 화 ~ 이 ~ 팅